22-1 회고
교과 비교과 전반적으로 열심히 산 학기. “대학생활”이라 부를 만한 것도 시작한 느낌이라 좋다. 학업과 그 외의 인간관계, 취미활동 등등이 잘 조화를 이룬 학기였다!
그래서인지 무엇보다 좋은 건, 학기가 끝나고 배터리가 다 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시기로 방학을 맞이한 것이 아니고, 가스 버너의 가스를 바꾸듯 방학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종강 후 일주일 정도 되었는데, 벌써 어떤 것들을 벌이고 있다. ㅎㅎ
교양 하나와 전공 여섯 개
이번 학기에는 7개의 수업을 들었다. 교양 하나와 전공 6개, 21학점. 누군가는 ‘죽지 않았냐’고 물어보기도 하지만, 교양보다 전공이 학점도 잘 나오고 재밌는 사람은 나 뿐인가요,,? 전공 6개 중에서도 3과목은 주전공 수업이었고 3과목은 복수전공 수업이었다. 또 주전공 중에서도 한 과목이 정말 ‘주전공’ 수업이었고 두 과목은 학부 공통 수업이었다. 주전공들부터 간단한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로봇개론 유일한 ‘진짜’ 주전공 수업. 로봇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구동부, 센서부, 제어부 각각을 이루는 중요한 개념들을 개괄적으로 배웠다.
자유도 / Actuator의 종류와 원리 / Mechanism을 이루는 기계요소들 / Sensor의 종류와 평가지표 / Planning과 control(open-loop/closed-loop, PID control)
대학 오기 전까지 내가 로봇을 배우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는데! 전부 처음 보는 내용들이었지만, 아주 어렵진 않았고 재미도 있었다.머신러닝 관련 수업 풀네임이 있는데, 그냥 머신러닝 수업이었다. 교수님 두 분이 수업을 하셨는데, 한 분은 머신러닝 개념과 R 실습을 하셨고, 한 분은,,, 그냥 교수님 연구주제에 대해 한 학기동안 알려주셨다. 근데 이제 약간의 엑셀과 SPSS로 하는 데이터 핸들링과 모델 학습 실습을 곁들인…
전공이 인공지능인데 머신러닝은 봐도봐도 잘 모르겠다. KNN이 뭐고 지니계수가 뭐고 Accuracy가 어떻고 ROC curve가 저떻고 하는 항상 듣는 얘기들 뿐인데, 뭔가 확실히 내 것이 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 힘으로 해본 무언가가 없어서 확신이 들지 않는건가? 이 수업도 듣는 내내 분명 아는건데 이해가 안 되고, 이해가 됐나? 싶은데 남은 건 없는 것 같고, 뭔가 밍숭맹숭하게 끝났다. (재밌게도 성적은 잘 나왔지만.) 책을 떼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 극복해내야할지 고민하게 한 수업이었다.수리모델 (이라고 쓰는 파이썬 수업) 일단 이 수업은 신입생 수업이었다. 솔직히, 듣는 내내 생각했다. ‘아 드랍할걸’ 어려워서가 아니라 시간이 아까워서였다. 대학와서만 파이썬 기초를 세번째 다졌다. 감상의 전부다. 그냥 학점따려고 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바2 여기부터 복수전공 수업! 나의 복수전공은 정확히는 빅데이터어쩌구지만, 그냥 소위 말하는 컴퓨터공학과다. 그래서 자바 수업을 들었다. 자바를 이미 할 줄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학점 따려고 신청한 수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번 학기에 듣기 잘한 수업 Top3에 드는 수업이다.
원래는 자바1을 들으려고 했다. 그러나,, 신입생 과목이라 수강신청이 막혔다.🤦♂️ 그래서 2를 듣게 되었다. 배운 내용들은 아래와 같다.
상속 / 추상 클래스와 인터페이스 / 예외 처리 / 스레드 / 자바 API / 제네릭과 컬렉션 / 파일 입출력
주로 ‘자바 고급 개념’으로 불리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신기하게도 이 수업을 듣기 전까지 나에게 지금의 머신러닝과 같은 존재들이었다. 분명 개념 자체는 다 아는 것들이고 사용하라면 하기는 하는데, 정확히 무엇인지는 감이 안 오는 것들. 이것들이 이 수업을 듣고 확실하게 정리되었다. 이 블로그 어딘가에, ‘클래스와 생성자 개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근데 그때도 개념 찾아보면 다 이해가 됐었거든…) 조각조각 아는 것들을 하나로 확실하게 묶어준 수업이었다. 덕분에 이전에 쓰면서도 잘 이해하지 못했던 코드들을, 이젠 하나하나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자료구조 자바2 만큼의 발전을 느끼게 해준 건 아니지만, 어렴풋이 떠다니는 것들을 제대로 잡아준 또다른 수업! 자료구조는 컴공이라면 거쳐야하는 필수관문같은 것이라 들은 수업이었다. 내가 교수님을 잘 선택해서 수업을 듣는건지 아님 내가 꽤 잘하는건지(?) 알 수는 없지만, 아주 어렵지 않았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적절히 섞여있어서 퍼즐 맞추듯 구멍을 메우는 재미가 있었다. 워낙 스탠다드라 배운 걸 정리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선형리스트와 연결리스트 / 스택과 큐 / 트리(이진탐색트리, 우선순위큐, 이진힙) / 그래프 / 정렬
을 배웠다.소프트웨어개론 데이터베이스 / 운영체제 / 네트워크 에 대해 배우는 교양같은 과목. SQL과 관계대수를 간단하게 배웠고, OSI 7계층, 운영체제 역할…..이런 걸 배웠다. 솔직히,, 강의력이,,,,구글로 공부했다.
인공지능과 인문학 이번 학기 유일한 교양! 일단 재밌었다. 인공지능을 배우고 있지만,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나 윤리적 문제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특별히 갖지 않는다. 인공지능 개발에는 이러한 문제가 있고, 이에 대해 고민해봐야한다고 언급이라도 하는 교수는 한 명뿐이었다. 그러나 실제 연구, 개발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문제를 제일 잘 알 수 있는 집단은 당연하게도 전문가 집단이다.(물론 그렇기 때문에 모르는 것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우리가 근본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더라도,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다.
간만에 두꺼운 책 한 권을 다 읽게 한 수업이자,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것을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연습을 하게 한 수업이었다.
써놓고 보니 꽤나 열심히 살기는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노력에 비해 결과가 너무 잘 나왔다고 생각했음 -이 경험을 이미 지난 학기에 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지만-)
대학생활
‘코로나 학번’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꼭 ‘불쌍하다’는 이야기가 오가곤한다. 그러나 대학생활에 로망이 없던 나에게는, 그닥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다. 대학가서 노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공부만 할 거야!도 아니었는데, 뭐 어쨌든. 근데 대학생활이란 게, 해보니까 좋더라고. MT도 가고, 동아리도 활발하게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내 기준ㅎ -참고:이 사람은 내향성이 아주 높다) 그런 것들이, 하루하루를 즐겁게 했고, 매일이 즐거우니 현재를 살게했다.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 많이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안 해야지
어쨌든 이번 학기도 정말 열심히 잘 살았다! 배우고 느낀 게 많은 한 학기였다.